Pen에 관한 이야기
나는 악필이다
나는 악필이다. 내 글씨를 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흠칫 놀랄 정도로 악필이다. 글씨를 처음 배울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나의 부친은 달필이셨다. 마치 펜글씨 교본의 모범 예시처럼 글씨를 잘 쓰셨다. 지휘자가 지휘하듯 휘갈겨 쓰셨지만 아주 멋지고 힘찬 필체를 남기셨다. 그러한 영향 때문이었는지 여느 초등학생들처럼 연필로 또.박.또.박 글씨를 쓰는 것은 왠지 폼나지 않은 행위로 보였다. 그래서 또래 친구들과 달리 부친처럼 글씨를 휘갈겨 쓰는 흉내를 냈다. 걸음마도 못 뗀 녀석이 뜀박질부터 하려고 했으니, 제대로 된 글자체를 형성 할리 만무했다. 아무튼 나는 악필이다. 출판 편집자로 일하다 보면 원고 교정을 하는 일이 참으로 곤욕이다. 오탈자를 찾아내는 것보다 원고 위에 나의 악필로 교정을 봐야 하는 것이 힘..
2021. 2.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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